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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뉴스레터] 모두를 위한 장벽 없는 디자인, 무장애 도시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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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담당자 2023-04-11 15:37:10

모두를 위한 장벽 없는 디자인,
무장애 도시 부산

성장과 속도 중심의 도시에서 평등과 인간 중심의 도시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커짐에 따라 배리어프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편리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공공디자인의 역할과 무게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요즘, 부산시는 무장애 도시 조성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1] 부산시 모두의 광안리 해변 조성 사업(자료제공: 부산시 수영구청 도시관리과)

모두를 위한 도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배리어프리 디자인(Barrier-free design)은 지난 1974년 ‘국제연합(UN) 장애인 생활환경 전문가 회의’ 보고서에서 처음 제시되었다. 건축물이나 시설의 턱을 없애 휠체어를 탄 고령자나 장애인의 외부활동이 쉽도록 설계하자는 것이었다. 스웨덴, 미국 등의 선진국을 중심으로 배리어프리 운동이 퍼져나갔고 이는 곧 전 세계로 확대되었다. 이제는 익숙해진 경사형 도로, 점자블록, 저상버스 등이 배리어프리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배리어프리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고민과 실천인 동시에, 속도와 효율을 중심으로 설치되었던 시설물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그동안의 디자인은 비장애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하여 여기서 벗어나는 장애인‧노인‧어린이‧여성 등은 이용하거나 접근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제도(이하 BF 인증)’를 운영하고 있다. 누구나 시설물을 접근·이용·이동함에 있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계획·설계·시공·관리 여부를 평가해 인증하는 것이다. 당시에는 의무사항이 아니었으나, 2015년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국가 또는 지자체에서 신축하는 공공시설과 공중이용시설에 대한 BF 인증이 의무화됐다.

서울연구원은 지난 2019년 3월 발표한 <세계도시동향>에서 ‘무장애 환경은 총인구의 10%에는 필수적이고 40%에는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배리어프리는 사회적 약자를 포함하여 사회 구성원 대다수에게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모든 공공 공간에 적용해야 하는 개념인 것이다.

배리어프리 관광을 통해 도시환경을 개선하다

배리어프리에 대한 필요성이 부산시에서 적극적으로 제기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부산시는 지난 2021년 7대 특·광역시 가운데 처음으로 인구의 20% 이상이 만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처럼 사회가 급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배리어프리는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부산시는 국내 제2의 도시이자 부산국제영화제, 부산비엔날레 등 굵직한 문화‧산업‧예술계 행사가 열려 세계인의 이목이 쏟아지는 국제 관광도시이기도 하다. 오는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를 유치할 경우 5천만 명 이상이 부산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교통·보행 약자를 배려하는 도시 환경 구축이 절실한 시점이다.

부산시는 우선 국제 관광도시로 도약하고자 배리어프리 관광환경 및 콘텐츠 확충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수영구 ‘모두의 광안리 해변 조성 사업’은 외형적 성장 중심의 해변이 아닌 모두가 편안하게 쉬고 즐길 수 있는 해변으로의 변화를 이끌었다. 해수욕장을 따라 이어지는 약 1.4km 길이의 산책로에는 진입 턱도, 가파른 경사도 없으며, 성인 키 높이에 맞춰 설치되어 있던 기존의 편의시설은 어린이를 비롯해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높이를 조정하여 재설치했다. 특히, 해바라기길은 유아차나 휠체어를 타고서도 바다 가까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모래사장 위에 조성한 길로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해운대구에 위치한 그린레일웨이 또한 부산의 대표적인 배리어프리 관광지로 사랑받고 있다. 그린레일웨이는 과거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활용한 도심 산책로로서, 부산시에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개발해 지금의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올림픽교차로부터 송정 구간까지 9.8km에 이르는데, 전 구간 턱이 없는 보행테크로 조성되어 있다. 이러한 점을 인정받아 해운대 그린레일웨이&해변열차는 ‘2022 한국관광의 별’을 수상했다. 한국관광의 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한 해 동안 한국을 빛낸 여행지를 뽑아 시상하는 제도로, 한국 관광 분야에서 최고 권위의 상이라 할 수 있다.

[사진2] 부산시 그린레일웨이 배리어프리 적용사례(자료제공: 부산시 해운대구청 늘푸른과)

교통약자를 위한 정책과 디자인을 추구하다

배리어프리 설계와 시설은 교통 시설물이나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데 있어 불편과 제한을 최소화하며, 교통약자를 포함한 모든 이들의 이동의 자유와 사회참여 기회를 보장하는 일이기도 하다. 자주 접할 수 있는 예로는 휠체어 이용자가 승하차할 수 있는 저상버스,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지하철역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부산시는 국토교통부가 추진한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의 일환으로, 교통약자를 위한 무장애 교통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교통약자의 맞춤형 길 안내를 돕는 배리어프리 내비게이션, 교통약자들이 특별차량이나 대중교통 이용 시에 대기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 스테이션,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지역 간의 교통수단을 지원하기 위한 승차 공유 플랫폼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대표적으로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의 컨소시엄 중 하나인 ‘닷’은 장애인이 접근하거나 이용하기 어렵다는 기존의 키오스크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고자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개발, 부산 지하철 전역에 설치했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디지털 촉각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디지털 촉각 지도 및 음성안내가 지원되며,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영상과 큰 글씨가 제공된다. 또한, 센서 인식으로 휠체어 사용자나 어린이가 다가오면 자동으로 모니터가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고령자, 영유아 동반자, 외국인 등 교통약자를 위한 여러 기능도 탑재돼 사용자 유형별 맞춤 사용이 가능하다.

한편, 부산디자인진흥원은 지난 2022년 부산교통공사와 함께 연산환승역 이동서비스 향상을 위한 부산 시민공감 디자인단을 운영한 바 있다. 부산 시민공감 디자인단은 교통약자를 비롯한 시민과 디자인 전문가 등으로 구성됐으며, 전국 최초로 시민이 공공 디자인에 참여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약 6개월간 시민의 눈으로 어려움과 불편을 분석하고 연산역에 적용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 요소를 발굴했다. 그간 1·3호선 환승역인 연산역은 크고 복잡한 구조여서 환승이 어렵고 안전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컸다. 이에 환승 안내 표기, 승강장과 열차 사이 발 빠짐을 경고하는 표지 등의 위치와 디자인을 대폭 개선했다. 이처럼 연산역의 공공 서비스 디자인을 개선한 결과, 환승 시간이 182초에서 109초로 약 40% 단축되고 발 빠짐 사고가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사진3] 닷이 개발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가 부산시 지하철역에 설치된 모습(자료제공: 주식회사 닷)

배리어프리 생활환경을 만들어가다

모두가 도시의 공간을 자유롭고 완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9년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인증 의무 대상 시설이 도시공원과 민간이 신축하는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대상의 확대는 도시 환경 개선과 관련해 이용자의 관점에서 생활 속 발생하는 모든 면의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는 개념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기장읍 동부리 소재의 통일공원은 2017년 전국 최초로 공원 분야에서 BF 인증 최우수등급을 받았다. 부산시로는 최초의 BF 인증 공원이다. 통일공원에는 장애인의 접근 편의를 고려한 진입로와 보행로를 설치했으며, 점자블록과 촉지도 안내판 등을 통해 공원 시설에 대한 종합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휠체어를 타고도 사용할 수 있는 공용 운동시설물을 설치해 이용자의 편의를 높였다. 또한, 최근 기장군은 기장읍 서부리 소재의 남산공원에도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 장애인‧노인‧어린이 등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한편,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 부산시 첫 배리어프리 인증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2022년 8월, 에코델타시티 20블록 ‘강서자이 에코델타시티’가 부산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중에서는 처음으로 BF 예비인증 우수등급을 받았다.

강서자이 에코델타시티의 공동 시행사인 부산도시공사는 기획 단계부터 모든 주민이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배리어프리 생활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주동 출입구와 부대시설 입구 등 높낮이가 있는 곳에는 계단 대신 경사로를 계획하고, 아파트 곳곳에 핸드레일을 설치해 이동 편리성을 높였다. 또한, 도서관 등 부대시설에는 대피 방송을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피난 유도등을 설치하고, 수도꼭지에도 점자를 배치했다. 강서자이 에코델타시티를 시작으로 에코델타시티 내 민간참여 공공분양 아파트들이 잇달아 BF 인증을 추진함에 따라, 지역 내 다른 민간 사업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4] 부산시 첫 BF 인증 공원인 통일공원(자료제공: 부산시 기장군청 산림공원과)

모든 사람의 편의와 행복을 위한 공공디자인이 필요한 때

배리어프리는 이제 물리적인 장애물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장벽 없이 사회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운동과 시책을 포함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배리어프리에서 출발한 유니버설 디자인은 나이‧성별‧장애 유무 등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오랫동안 모두를 위한 시설과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외국의 사례는 어떨까. 독일 베를린은 유니버설 디자인을 접목한 대표적인 배리어프리 관광도시다. 베를린은 지난 2011년 ‘배리어프리 건설에 관한 포괄적인 지침서(Berlin – Design for All: Accessible Public Buildings and Public Outdoor Space)’를 제작했다. 도시 내 공공 건축물 및 공공 공간으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요구사항과 지침을 담은 것으로, 현재 베를린은 물론 전 세계의 다른 도시와 국가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지침서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점을 인정받아 2013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배리어프리 도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베를린은 배리어프리 관광이 추후 도시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관련 관광상품을 마련하고 홍보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디자인진흥원은 유니버설 디자인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부산시와 긴밀히 협력하여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유니버설 디자인 시범사업을 통해 선도 사례를 창출하고, 유니버설 디자인 시민공감 디자인단 운영을 통해 잠재적인 유니버설 디자인 과제를 발굴하고자 힘쓰고 있다.

또한, 공공부문의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을 위한 컨설팅을 지원하며, 관련 홍보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한 인식 확산과 저변 확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사소한 경계까지도 허물어 줄 공공디자인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인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사진5] 베를린 관광청의 배리어프리 관광 사진 ©visit Be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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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25-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