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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뉴스레터] 진화하는 업사이클링 산업, 순환경제로 나아가는 지름길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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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담당자 2024-01-29 13:30:42

진화하는 업사이클링 산업
순환경제로 나아가는 지름길이 되다

전 지구가 플라스틱 등 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는 물론 깊은 바다인 마리아나 해구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될 정도다. 우리나라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따르면 2000년 5%이던 마산만의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2020년 15%로 3배 늘었다. 한국폐기물협회는 2021년 국내 하루 폐기물 발생량이 약 19,738만 톤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용 완료 후 폐기로 이어지는 흐름을 끊고, 새로운 쓸모를 찾아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또 디자인의 역할은 무엇일까?


업사이클링, 가치소비의 상징으로 거듭나다

‘업사이클링(Upcycling)’은 버려진 폐기물을 단순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이다. 쓸모를 다한 제품에 디자인, 기술 등을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는 가치상향형 재활용을 의미하는 것이다. 폐플라스틱 공병을 후리스 재킷으로 탈바꿈시킨 브랜드 ‘파타고니아(Patagonia)’와 폐방수천의 튼튼함에 착안해 가방 등 패션잡화를 생산하는 ‘프라이탁(FREITAG)’ 등을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당시로서는 폐기물로 만든 제품을 판매한다는 발상이 당혹스럽게 여겨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 사회 전반적으로 업사이클링의 가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다.

업계에서는 업사이클링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내세우며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소비자들은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기꺼이 지갑을 연다. 업사이클링 제품의 경우 원자재의 오염도를 확인하고 용도에 맞게 가공하는 등의 추가 공정을 거쳐야 하기에 그 가격이 결코 저렴하지 않지만 최근의 소비 트렌드에서 이는 크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드러내고자 하는 MZ 세대들에게는 친환경 공정을 거쳤다는 사실 그 자체가 구매 유발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업사이클링을 새로운 판매 전략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이를 뒷받침하듯 시장 규모 역시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소비자보호원이 발간한 ‘소비자정책동향’에 따르면 국내 업사이클링 시장 규모는 약 40억 원으로, 2014년 대비 2배가량 성장했다. 관련 기업 수 역시 20배가량 증가해 39개사(2013년)에서 745개사(2021년)를 넘어섰다. 약 2,020억 원에 달하는 글로벌 업사이클링 시장의 규모를 고려하면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1] 폐플라스틱병, 폐방수천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은 제품들
ⓒ파나고니아(좌), 프라이탁(우)

국내 섬유산업계의 새로운 트렌드가 된 업사이클링

국내에서 업사이클링 소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재는 무엇일까? 한국환경산업협회가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합성원단, 폐의류, 폐가죽 등 원단 관련 소재가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플라스틱 역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편 업사이클링을 거쳐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은 패션잡화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설문내용은 실제 업사이클링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다음 브랜드들의 사례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먼저 2012년 코오롱FnC에서 론칭한 패션브랜드 ‘래코드(Re;code)’의 사례를 살펴보자. 래코드는 당시 코오롱FnC가 운영하던 20여 개의 패션 브랜드에 쌓인 재고를 소각 대신 업사이클링을 통해 해결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한 브랜드다. 옷을 입는 행위가 사회와 환경을 위한 가치 실현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은 그간 30,880여 벌의 재고 의류를 되살렸으며, 지속 가능한 문화 전파를 위한 워크숍(RE;TABLE)을 꾸준히 개최하는 등의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 2021년에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회 유엔 총회 연설 참석 당시 래코드 브랜드의 정장을 착장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7년 업사이클링 시장에 진입한 ‘플리츠마마(PLEATS MAMA)’ 역시 괄목할만한 행보를 보여주는 브랜드다. 플리츠마마는 버려진 페트병에서 추출한 원사로 니트 가방을 제작해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매해 아깝게 버려지는 원사들을 어떻게 하면 다시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것이 출발점이 됐다. 니트백 하나당 폐페트병(500ml) 16개가 활용되는 이 사업은 이후 지자체와의 협업으로 이어지며 이목을 끌었다. 이들은 부산, 서울, 제주 등 각 지역에서 수집한 폐페트병을 업사이클링하는 로컬프로젝트를 진행하는가 하면, 버려진 폐어망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내놓는 등의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들의 행보는 그간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받아온 섬유패션업계에도 변화의 물결이 퍼져나가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사진2] 국내 업사이클링 시장 확장에 앞장서고 있는 패션브랜드의 제품들
ⓒ플리츠마마(좌), 래코드(우)
[사진3] 업사이클링 워크숍(RE;TABLE) 운영을 통해 새활용의 가치를 전파하고 있는 래코드
ⓒ래코드

업사이클링 산업은 전방위로 확산하는 중

전 세계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지금, 업사이클링 시장은 여느 때보다 활발하게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중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원자재 소비를 50% 감축하고자 하는 국가적 움직임과 더불어 민간에서도 독특한 업사이클링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 최초로 커피찌꺼기를 활용해 검정 잉크를 만드는 회사 ‘카페잉크(Caffe Inc)’를 비롯해, 망고폐기물(과일섬유, 껍질 등)에서 섬유질을 추출해 가방, 신발 등의 잡화를 생산하는 ‘프루티레더(Fruitleather)’ 건설폐기물을 활용해 고품질 벽돌을 생산하는 ‘스톤사이클링(Stonecycling)’ 등이 그 예다. 캐나다에서는 한 번 쓰고 버려진 나무젓가락을 수거‧가공해 가구나 생활용품 등으로 제작하는 회사 ‘ChopValue’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밴쿠버 지역 기준 500여 개의 파트너사에서 주 35만 개의 젓가락을 수거하는데, 현재까지 약 1억 개 이상의 젓가락이 업사이클링에 사용됐으며 이 과정을 거쳐 완성된 가구는 다시 파트너사에서 사용되는 등 자원순환에 기여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도쿄에서 개최된 사무용 가구 전시회 당시 버려진 쌀 껍질, 어망 등을 소재로 업사이클링을 시도한 기업들이 참가하는 등 친환경 패러다임으로의 변화를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한편 업사이클링은 이제 식품산업 분야까지 진출하는 모양새다. 식품산업에서 업사이클링이란 식품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혹은 상품성이 떨어지는 제품들을 원료로 새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뜻한다. 전 세계적으로 푸드 업사이클링 시장의 규모는 520억 달러(한화 약 70조 원, 2022년 기준)로 오는 2032년 833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개최된 미국 최대의 식품 박람회 ‘Fancy Food Show’ 현장에는 사상 처음으로 업사이클링 푸드 파빌리온이 마련돼 관련 기업 홍보 및 교육의 장이 됐다. 미국에서는 귀리우유를 생산하고 남은 부산물을 원료로 제조한 베이커리 믹스제품(Renewal Mill), 양조 과정에서 남은 곡류 부산물에 특허기술을 적용해 식물 단백질, 식이섬유, 프리바이오틱스 성분을 추가한 곡물파우더(Upcycled Foods, Inc.), 외관상 상품 가치가 떨어져 판매하지 못하는 채소로 만든 파스타 소스 및 채소 육수(Matriark) 등이 출시된 상태다. 해당 상품들은 버려진 식자재를 활용하는 만큼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고 자연에서 나는 식재료 그 자체를 활용해 영양가도 높아 다양한 관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사진4] 다양한 폐기물을 제품의 소재로 활용하는 해외 업사이클링 기업들
ⓒCaffe Inc, Fruitleather, Stonecycling, ChopValue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업사이클링을 통한 순환경제 실현

ESG가 글로벌 경영 기조가 되고 친환경, 재생 등의 키워드가 소비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분야 성장촉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 방향이 수립‧추진되고 있다. 지난 6월, 우리 정부는 ‘순환경제 활성화를 통한 산업 신성장 전략’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순환경제 시대로의 이행을 알렸다. 여기서 말하는 순환경제란 제품 사용 후 폐기로 이어지는 기존의 ‘선형’ 경제 구조에서 탈피해 생산‧유통‧소비‧재활용 전 과정에서 폐기물을 줄이고 고부가가치의 재활용을 늘리는 ‘순환’ 방식의 체제를 뜻한다. 즉 업사이클링이 순환경제로의 선도를 촉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단 이야기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순환경제 규제특례(샌드박스)’ 시행에 들어가며 기업들이 폐기물 저감, 재활용‧재사용, 폐자원 관리 등 자원 순환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다양한 대안책을 내놓고 있다.

지역 디자인업계의 움직임 역시 분주하다. 톡톡 튀는 디자인 아이디어를 통해 폐기물을 소중한 자원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것. 젤아이스팩에서 걸이용 방향제라는 새로운 쓰임을 찾아낸 ‘㈜행복나무에듀’, 해양쓰레기와 자투리 목재 등을 지역 관광기념품으로 재탄생시킨 ‘공존연구소’, 필요에 따라 재조립이 가능한 디자인으로 활용도를 높인 신발을 개발한 ‘슈랜더’ 등이 눈에 띄는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부산디자인진흥원은 ‘리사이클디자인 상품개발지원사업’을 통해 이 같은 업사이클링 디자인 기업들에 제품개발비, 특허권‧디자인권 등록비, 홍보용 전시 참여비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사진5] 부산디자인진흥원의 지원사업을 통해 상품출시된 제품들
ⓒ ㈜행복나무에듀, 공존연구소, 슈랜더 (좌측부터)

아직 업사이클링 산업이 국내 소비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다. 그렇다면 한 단계 더 도약을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고민이 필요할까. 먼저 업사이클링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와 구매 경험이 낮은 만큼 이제부터는 소비자 인식 개선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따라서 플리마켓, 팝업매장 등을 통해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고객경험의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가 한 가지 방안으로 꼽힌다. 지난 2015년부터 서울, 경기, 대구 등지에서 운영되고 있는 새활용센터의 사례 역시 참고할 만하다. 대표적으로 ‘서울새활용플라자’의 경우 그간 입주기업, 유관기관 등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시민참여형 프로그램을 기획해왔으며 교사 대상 직무연수, 전문가 양성과정 등을 통해 전문교육 체험의 기회를 제공해왔다. 그 결과 지난 2022년 누적 방문자 수가 50만 명을 돌파, 교육 참여자는 5만여 명에 달하는 등 새활용 문화확산을 실현하고 있다. 꾸준한 연구개발로 안전성을 높여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다. 이는 관련 법 제도를 정비하고, 소비자 친화적인 평가제도 혹은 안전인증마크 제도 등을 도입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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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24-04-23